요즘 주변을 보면 살을 빼거나 건강을 관리하려고 간헐적 단식을 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침을 거르거나 정해진 시간(예: 16:8 법칙)에만 음식을 먹는 방식인데, 체지방 감량은 물론이고 인슐린 감수성에도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다들 한 번쯤 시도해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작정 굶는 게 답인 줄 알고 덤벼들었다가 오히려 몸을 망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특히 얼마 전에 PT 수업을 하다가 직접 겪은 생생한 사례가 있어서 꼭 공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의사 회원님이 한 달 동안 간헐적 단식을 한 결과
헬스 트레이너로 13년 정도 일하다 보니 정말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회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분들도 많은데요. 하루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시는 의사 클라이언트 회원님께서 PT 수업 중에 체중 감량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셨습니다. 혼자서 한 달간 간헐적 단식을 열심히 진행해 보셨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그 후였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인바디(InBody) 측정을 했는데, 결과를 보고 저와 회원님 둘 다 적잖이 놀랐습니다.
- 체중: 생각보다 많이 빠지지 않음
- 체지방: 거의 변화가 없음 (거의 그대로 남음)
- 근육량: 상당히 큰 비율로 감소함
체중계 눈금만 보면 살이 거의 빠지지 않아 실망스러울 뿐만 아니라, 속살을 들여다보니 지방은 악착같이 남아 있고 소중한 근육만 대폭 빠져나간 최악의 상태였습니다. 이른바 몸무게는 거의 줄지 않았는데 체형만 볼품없이 망가져 버린 것입니다.
왜 체지방은 안 빠지고 근육만 빠졌을까?
전문가이신 회원님조차 이런 결과를 얻게 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쁜 일상 때문에 식사 허용 시간 내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그저 ‘공복 시간’만 길게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영양이 부족한 상태로 오랜 시간 방치되면 위기 상황으로 인식합니다. 이때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기초대사량을 낮추고, 가장 먼저 쓰기 편한 근육의 단백질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써버립니다. 그러니 지방은 꽁꽁 숨겨두고 근육만 쏙쏙 골라 빠지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 덤으로 찾아오는 부작용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공복이 너무 길어지면 나중에 음식을 먹었을 때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고, 모발로 가는 영양분이 부족해져 탈모가 오거나, 소화기 기능이 망가져 변비로 고생하는 회원들도 수없이 봤습니다.
13년 차 트레이너가 전하는 진심 어린 조언
간헐적 단식은 분명 훌륭한 식단 관리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굶는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몸에 ‘굶주림’이라는 위기 인식을 심어주어 영양을 자꾸 비축하려 들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식사 시간을 3끼로 규칙적으로 정해놓고 그 시간에만 섭취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몸이 ‘아, 이제는 영양이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또 소모되는구나’ 하고 안심하게 되면서 저장하려는 습성을 서서히 없앨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간헐적 단식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다면, 억지로 굶는 시간에 집착하지 마세요. 규칙적인 세 끼 식사를 통해 양질의 영양분을 자연스럽게 공급하고, 근력 운동을 병행하며 건강한 몸의 변화를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